12년째 고양이와 살고 있지만 한 번도 목욕을 시켜 본 적이 없다. 시켜본 적이 없다는 것보다 한 번도 목욕을 시키지 못했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목욕 안 시켜서 불편한 것도 없다. 길동이 처음 데려왔을 때 목욕시키려고 욕실에서 길동이 몸에 물을 묻히니까 지랄발광을 해서 못하고부터는 목욕 시도조차 안 한다. 다음에 길순이 데려왔을 때도 목욕을 시켜 보려다 길동이 보다 더 심한 지랄발광을 하길래 포기하고 그 이후로는 목욕 같은 거 생각도 안 했다. 내가 길동이 목욕을 시키려고 했던 건 남들이 목욕을 시킨다길레 하려고 했던 것뿐이다. 어떤 사람들들은 고양이 몸에서 냄새가 난다느니 털이 많이 빠진다느니 해서 목욕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목욕 안 시킨 게 고양이에게도 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