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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34

길고양이였던 행복이의 경계심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행복이가 나와 같이 살기 시작한 지 1년 하고도 2개월이나 지났다. 2021년 9월 25일 길에서 태어난 행복이는 2022년 1월 중순까지는 어미고양이 삼색이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자랐으며 그때까지 살아남은 새끼고양이는 행복이를 비롯하여 2마리였다. 2022년 1월 중순을 지나면서 어미고양이 삼색이가 또다시 임신하자 행복이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오면 하악거리고 따라가면 하악거리고 도망가버리기 시작했다. 그 무렵 행복이는 추운 날씨에 감기에 걸려서 눈물과 콧물을 흘리고 눈과 코에서 고름 같은 것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어미고양이 삼색이가 나타나면 울면서 따라가려 했지만 삼색이는 하악거리면서 도망가버렸고 삼색이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을 것처럼 마르고 움직이지도 않기 시작했다..

동물 2023.04.13

길고양이 갑순이

길고양이 갑순이는 2021년 12월 중순경 추위가 밀려오던 겨울이 시작될 때 나타난 여자 길고양이다. 갑자기 나타난 여자 길고양이라서 갑순이라고 부른다. 다음 해 2022년 봄에 1주일쯤 안보이더니 어디선가 중성화 수술을 하고 나타났다. 귀가 커팅되어 있고 배를 보니 수술 자국이 있다. 갑순이를 까망이와 밥통이가 별로 반기지는 않지만 갑순이는 굳세게 사료터를 지켰다. 그러면서 까망이와도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까망이와 갑순이는 하루 종일 붙어 다녔다. 그렇게 지냈는데 7월 말경에 까망이가 사라져 버렸다. 사실... 길고양이에게 미래는 없다. 오늘 같이 놀던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사람에게 공격받아서 상처를 입기도 하며 때로는 뒷골목에 죽어 있기도 한다. 길고양이의 삶은 하루하루가 목숨을 건 전..

동물 2022.09.21

길고양이 치즈 2

길고양이 치즈가 무사히 적응하고 있다. 집에 들어와서 1주일까지는 길동이와 길남이가 약간의 하악질을 했지만 지금은 서로 냄새를 맡아보기도 한다. 특히 길동이는 치즈와 코를 맞대고 인사하는 것처럼 냄새를 맡아보기도 한다. 길동이와 치즈가 코를 맞대고 냄새를 교환하는 모습은 감격적이기도 하다. 이렇게 까지 빨리 적응하는 건 치즈의 순한 성격과 길동이 길남이 치즈 모두 중성화된 녀석들이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아직은 어색한 모습이 보이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낯설어 하지만 하루하루 적응해가는 모습이 좋다. 치즈의 이름을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집에 와서 '빼빼로'로 부르기로 했다. 길거리 생활의 고단함을 빨리 잊어라는 의미로 이름부터 바꿨다. 2년 4개월 동안 길거리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

동물 2021.11.20

길고양이 치즈 냥줍

2년 3개월 동안 집 앞에서 나만 기다리던 길고양이 치즈가 11월 4일부터 보이지 않았다. 치즈와 같이 지내던 감자가 치즈가 사용하던 장소에서 새끼를 낳은 후부터 치즈가 감자에게 하악질까지 하다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치즈를 만난 초기에 하루정도 만나지 못할 때도 있어서 어딜 갔다고 생각했는데 11월 9일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다. 11월 10일 날 동네를 둘러보는 중에 근처에서 치즈를 발견하고 불렀더니 엄청나게 큰소리로 울어대면서 따라오는데 앞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다. 2021년 6월 경에도 앞다리를 절뚝거리길래 가지고 있던 고양이용 항생제인 액티클라브를 먹여서 나은 적이 있었다. 며칠 동안 밤낮 비는 내리고 날씨도 추워지는데 다리까지 절뚝거리니까 더 애처로워 보였다. 사료터까지 데리고 와서 액티클라브를 ..

동물 2021.11.12

길고양이 투구가 낳은 새끼 고양이 2마리가 살아 있었다

6마리의 새끼를 낳은 길고양이 투구의 새끼 고양이들이 비 오는 날 모두 죽었는 줄 알았는데 2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2021.06.05 - [동물] - 길고양이의 슬픈 모정 투구의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투구가 사료 먹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검은 녀석은 어디로 가고? 흰색이 섞인 녀석만 남아서 지켜보고 있다. 검은 녀석은 사료 근처에 와서 사료 먹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밥통(BobTong)이라 부르는 삼색이는 사료를 먹다가 검은 새끼 냥이를 지켜보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까 귀엽다. 용감하게 사료 그릇에 와서 투구와 같이 사료를 먹는다. 두 녀석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동물 2021.07.03

길고양이 밥통의 짝짓기

꼬리가 짧고(Bobtail) 통통해서 밥통이라고 부르는 암컷 길고양이가 짝짓기를 했다. 2월 1일 날 TNR 신청을 해놨는데 2월 19일 짝짓기 하는 것을 보게 됐다. 치즈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TNR신청이 무의미 해진 것이다. 임신한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에서 제외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중성화라는 게 암컷일 경우에는 자궁을 들어내는 건데 새끼가 있고 없고 무슨 차이일까? 중성화 자체가 고양이의 의견을 듣고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편의에 의해서 강제로 하는 건데 임신했다고 중성화 안 한다는 건 위선적으로 보인다. 밥통은 2020년 3~4월경 길에서 태어나서 혼자만 살아남은 녀석이다. 여름부터 겨울을 넘길 동안 치즈와 함께 지내온 녀석이다. 치즈는 사람과 같이 살다가 버려진 중성화된 수컷 고양이다...

동물 2021.02.24

까치로부터 길고양이 사료 지키기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챙겨주다 보면 까치들이 얄미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까치뿐만 아니라 비둘기도 길고양이 사료에 달려들어 먹어치운다. 사료 옆에서 지키고 있을 수도 없다. 해가 지고 길고양이 사료 그릇에 사료를 가득 담아두고 다음날 가보면 까치들이 엄청나게 달려들어 먹어 치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사료 그릇이 흙투성이다. 까치가 달려들었다는 표시다. 까치는 해가 뜨면 나타나서 사료에 달려든다. 까치의 후각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나 날아다니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도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후각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날아다니면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는 사료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사료그릇 주변에 나뭇가지를 가득 두어 보기도 하고 주렁..

동물 2020.12.31

길고양이는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길고양이는 늘 혼자 앉아 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걸까? 친구를 기다리는 걸까? 길고양이 혼자 앉아 있으면 외로워 보인다. 걸어가는 뒷모습이 머물 곳 없는 나그네처럼 보인다. 길바닥에 떨어진 무엇인가를 먹고 있는 모습은 배가 고파 보여서 측은하다. 새끼 고양이에게 길바닥에 떨어진 음식 부스러기를 물어다 주는 어미 고양이에게서 가난한 모정을 본다. 아이들 소리 차 소리에 놀라서 숨는 길고양이에게서 길에서 살아야 하는 고단함을 본다. 추운 겨울 양지바른 언덕에서 가냘픈 햇살에 몸을 녹이는 길고양이는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일상다반사 2020.12.25

길고양이 '밥통' 이야기

'밥통'은 태어난 지 8~9개월쯤 된 암컷 길고양이다. 짧은 꼬리라는 뜻의 밥테일(Bobtail)의 발음 '밥'과 통통한 모습을 합쳐서 '밥통'이라 부른다. 방울처럼 헝클어진 짧은 꼬리가 특징인 재패니즈 밥테일(Japanese Bobtail) 품종을 많이 닮았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가 이름 짓고 나만 불러주는 '밥통'이다. '밥통'은 길거리에서 태어난 길고양이다. '밥통'의 엄마도 길고양이다. '밥통'의 엄마는 '투구'라고 부른다. 콧등이 까맣게 특이하게 생긴 모습이 로마 군인의 투구처럼 보여서 '투구'라고 부른다. 가까이서 보면 깜찍하고 귀엽다. '투구'가 지난 초여름에 어린 새끼 두 마리 데리고 사료터에 나타났었다. 아마도 봄에 태어난듯하다. 잘 걷지도 못하는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사료터에 가끔 ..

동물 2020.12.12

길고양이 밥주기

나름대로 터득한 나만의 방법입니다. 1. 같은 시간대에 사료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가 여럿이면 그릇을 2개 이상 나눠서 줍니다. 서열이 낮은 길고양이는 서열이 높은 길고양이가 먼저 먹기를 기다리다 보면 또 다른 서열이 높은 길고양이가 나타나면 서열이 낮은 길고양이는 사료를 못 먹을 수도 있습니다. 2. 까치가 방문하는 곳은 해질 무렵에 줍니다. 해가 지면 까치가 사료 먹으러 안옵니다. 까치를 못 오게 할 방법은 없는 거 같습니다. 3. 사료그릇과 물그릇을 붙여 두면 안 됩니다. 너무 가까이 붙여 두면 물이 사료 그릇을 덮칠 수가 있습니다. 4. 길고양이 집 입구나 길고양이 집 지붕에 사료나 물그릇을 올려두지 말아야 합니다. 물그릇이 쏟아지면 길고양이 집이 물을 뒤집어씁니다. 길고양이 집의 지붕은 길고양이가..

동물 2020.09.15

길고양이 TNR

길고양이 TNR이란 길고양이를 포획(Trap)하여 중성화(Neuter) 수술을 거친 후에 포획했던 곳으로 되돌려 (Return) 보내는 것을 말한다. 나는 길고양이 중성화를 반대한다. 길고양이 중성화를 반대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길고양이 숫자가 늘어난다는 이유 봄이 되면 길고양이들이 새끼를 낳아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데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긴 하지만 새끼를 낳아서 늘어난 게 아니라 봄에 이사 가면서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버리고 가면서 길거리로 나오니까 길고양이가 늘어난 것처럼 보일뿐이다. 6년 넘게 길고양이에게 사료와 물을 주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니까 봄 이사철뿐만 아니라 가을 이사철에도 길고양이들이 늘어난다. 이사 가면서 키우던 고양이를 고양이 키울 때 사용하던 고양이 용품..

동물 2020.09.09

길고양이 사료터에 꼬이는 똥파리들

길고양이를 위해 사료를 줄 때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서 좋은 일은 단 1도 없는 거라는 거 예전에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그런 거 같다. 사료 그릇을 가져가 버린다던가, 사료 그릇을 뒤집어서 사료를 흙바닥에 뿌려버린다던가, 물을 사료그릇에 부어버리는 만행(?)은 가끔 있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으려고 길고양이 집도 만들지 않고 길고양이 사료터에 있는 시간도 가급적 짧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사료터에 버려졌고 그 고양이가 추운 늦가을과 초겨울에 사료터 근처에서 웅크리고 자는 거 몇 번 보고 집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때부터 똥파리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난 그 고양이를 버린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 원룸에 ..

동물 2020.08.20

길고양이 치즈가 아침부터 집 앞에 와서 울고 있다

아침에 길고양이 사료터를 내다보니 치즈 집을 가리고 있던 나무를 누군가가 잘라버렸다. 길고양이들에게 나무는 적당하게 자신을 숨길수 있어서 안정감을 주고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해 줄 텐데 공원의 나무를 굳이 잘라버려야 했을까? 사람이 다니는 길도 아닌데 왜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잘라버렸을까? 공원에 푸른 나무가 많으면 좋은 거 아닌가? 치즈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나무를 자르고 난리 치니 놀라서 피신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있다가 내려가 보니 치즈가 보여서 간식 캔 조금과 사료 조금을 가져가서 먹였다. 위쪽에 올려진 큰 사료 그릇을 보니 사료가 많이 남아 있었다. 어제부터 사료가 많이 남는다. 어제 있었던 일은 고등어 닮은 녀석이 턱시도를 쫓아내던데 그 일로 인해서 턱시도나 다른 길고양이들이 사료를 먹으러 ..

동물 2020.08.05

치즈는 잘 살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치즈는 길고양이입니다. 치즈는 오늘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즈를 찾아 간식과 사료를 먹이고 쓰다듬어 주며 관심과 사랑을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즈에게 사랑을 주지만 길거리에서 살아야 하는 치즈는 늘 외롭고 고달픕니다. 치즈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콧잔등이 까맣고 코 옆에 까만 점이 있는 투구라고 불리는 매력적인 여자 친구도 사귀고 콧잔등이 하얀 턱시도라고 불리는 멋쟁이 남자 친구도 생겼습니다. 치즈는 중성화로 땅콩이 사라졌지만 굳건히 자기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는 멋진 남자입니다. 치즈의 터전을 호시탐탐 노리는 동네 건달들과 싸우느라 상처도 생기지만 치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상처는 곧 낫습니다. 치즈는 앞으로도 굳건히 터전을 지키고 살아갈 것입니다. ..

동물 2020.07.06

어미 고양이

새끼 고양이들을 데리고 산책길에 나선다. 새끼 고양이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들에게 나지막한 소리로 말한다. 길거리를 다닐 때는 차 조심하여야 한다. 길거리를 다닐 때는 사람 조심하여야 한다. 낯선 소리가 들리면 숨어서 조용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들에게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열심히 가르친다. 한 녀석이 배고프다고 칭얼거린다. 어미 고양이는 지나온 길에 떨어져 있던 음식 부스러기가 생각나서 여기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음식 부스러기를 가지러 간다. 부리나케 음식 부스러기를 물고 와서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는 녀석 앞에 놓아둔다. 어미 고양이는 배고프다는 새끼 고양이가 음식 부스러기를 이리저리 물고 빨며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다른 녀석들은 서로 장난치며..

동물 2020.07.04

치즈의 하품과 똥꼬 그루밍

치즈가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한다. 하품하는 표정이 진지하다. 급하게 찍느라 초점이 조금 맞지 않지만 하지만 찍기 힘든 사진이다. 식사도 마치고 하품도 하고 마음이 편해지니 그루밍을 한다. 내가 고양이와 뽀뽀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를 잘 보여주는 치즈의 똥꼬 그루밍. ㅠㅠ 재미있는 사진이다. 고양이의 저런 몸짓은 애정과 신뢰 그리고 의지하고 싶다는 표현이라는 거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날씨가 더워지니 추운 겨울을 견디게 해 준 두툼한 털은 모두 빠지고 슬림한 몸매가 드러난 치즈. 더운 여름도 무사히 넘기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

동물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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