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는 늘 혼자 앉아 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걸까? 친구를 기다리는 걸까? 길고양이 혼자 앉아 있으면 외로워 보인다. 걸어가는 뒷모습이 머물 곳 없는 나그네처럼 보인다. 길바닥에 떨어진 무엇인가를 먹고 있는 모습은 배가 고파 보여서 측은하다. 새끼 고양이에게 길바닥에 떨어진 음식 부스러기를 물어다 주는 어미 고양이에게서 가난한 모정을 본다. 아이들 소리 차 소리에 놀라서 숨는 길고양이에게서 길에서 살아야 하는 고단함을 본다. 추운 겨울 양지바른 언덕에서 가냘픈 햇살에 몸을 녹이는 길고양이는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