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막걸리 한잔 드시면 어린 자식들 앞에서 "나그네 설움"을 부르셨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기억은 힘들게 사시는 그런 모습이셨다. 그렇게 사시던 아버지는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시다가 기차에서 쓰러져서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때의 나이는 60 중반이셨다. 아버지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이사 와서 정착했지만 순탄하지 만은 않았던 거 같다. 아버지는 낯선 동네에서 서러움도 많이 당하시고 텃세 부리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집단 폭행도 당하셨다고 하셨다. 낯선 동네에서 서러움을 많이 당하시다 보니 "나그네 설움"이라는 노래에 애착이 많이 가셨을 수도 있겠다 싶다. 가을밤이 깊어가는 밤에 막걸리 한잔하시면 "나그네 설움"을 부르시던 아버지가 생각나서 적어 본다. 조경환 작사, 이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