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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는 막걸리 한잔 드시면 어린 자식들 앞에서 "나그네 설움"을 부르셨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기억은 힘들게 사시는 그런 모습이셨다.
그렇게 사시던 아버지는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시다가 기차에서 쓰러져서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때의 나이는 60 중반이셨다.
아버지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이사 와서 정착했지만 순탄하지 만은 않았던 거 같다.
아버지는 낯선 동네에서 서러움도 많이 당하시고 텃세 부리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집단 폭행도 당하셨다고 하셨다.
낯선 동네에서 서러움을 많이 당하시다 보니 "나그네 설움"이라는 노래에 애착이 많이 가셨을 수도 있겠다 싶다.
가을밤이 깊어가는 밤에 막걸리 한잔하시면 "나그네 설움"을 부르시던 아버지가 생각나서 적어 본다.
조경환 작사, 이재호 작곡, 백년설 노래로 녹음되었으며 태평레코드에서 1940년 2월에 출시된 노래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죽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소리 옛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타관 땅 발벗어 돈지 십 년 너머 반평생
사나이 가슴속엔 한이 서린다
황혼이 찾어들면 고향도 그리워져
눈물로 꿈을 불러 찾어도 보네
낯익은 거리다마는 이국보다 차워라
가야 할 지평선엔 태양도 없어
새벽 별 찬서리가 뼈골에 스미는데
어데로 흘러 가랴 흘러갈 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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