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살던 사람이 이사를 갔다. 마음이 허전하다. 옆집에 살던 사람과 대화를 해본 적도 없고 오다가다 마주치면 "안녕하세요"가 대화의 전부였다. 떠나는 사람을 보면 내 마음은 늘 허전해진다. 그냥 아는 사람이 와서 놀다가 가도 마음이 허전해진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반가운 건 아니다. 가까이 오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과 같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허전할 때면 늘 생각나는 기억이 하나 있다. 20살 무렵 그때는 아파서 하루 종일 방에 누워 있을 때였다. 방에 누워서 사람이 오면 반가웠고 그 사람이 가면 허전했다. 그렇게 허전하게 누워 있던 나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한 그림처럼 눈에 아른거린다.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 얼굴에 주름이 늘고 머리가 하얗게 변해가도 떠나는 사람은 나를 허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