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야스쿠니 신사 (靖國神社)

2020. 11.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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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자료를 찾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다.

일본은 "야스쿠니 진자"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왜 "야스쿠니 신사"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한국말로 읽을 거면 "정국 신사(靖國神社)"라고 하던가 앞에는 일본어로 읽고 뒤에는 한국어로 읽는 이유가 뭘까?

한국에 "신사"라는 종교 시설이 있으면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에는 "신사"라는 종교 시설이 없다.

각설하고 

이 글은 야스쿠니 신사에서 발행한 야스쿠니 신사 팸플릿(靖國神社パンフレット)의 글을 옮겼다.

 

하이덴 - 메인 홀

야스쿠니 신사의 역사

 

메이지 2년 (1869년) 6월 29일 메이지 천황의 뜻을 받들어 도쿄 구단에 세운 쇼콘사(招魂社)가 메이지 12년(1879년)에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로 개칭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메이지 7년(1874년) 1월 27일 메이지 천황이 처음으로 쇼콘사를 참배하며 읊은 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그대들이여, 그대들의 이름이 무사시노의 이 신사에 영원히 살리라."에서 알 수 있듯이, 야스쿠니 신사는 국가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고 그 업적을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해 세운 신사입니다.

메이지 천황이 지은 이름 '야스쿠니(靖國)'에도 조국의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염원이 깃들어 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1853년 이후 보신전쟁(戊辰戦争),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에서 오로지 나라를 를 지키려는 일념만으로 귀중한 목숨을 희생한 246만 6천여 명의 영혼을 신분, 공훈,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똑같이 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신령(神靈)을 달래기 위해 다양한 의식을 올리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봄과 가을에 올리는 큰제사(例大祭/레이타 이사이) 때는 황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황이 직접 제물을 올립니다.  

 

야스쿠니 신사의 기원

 

1869년 야스쿠니 신사의 전신인 쇼콘사를 세울 무렵, 일본은 근대적 통일국가로서 변모해 가는 역사적 대변혁의 과정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전까지 일본은 도쿠가와막부 정권 아래 약 250년에 걸쳐 쇄국 정책을 고수하며 외국과의 교류를 엄하게 금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서구 제국이 아시아로 진출하면서 일본에 대한 개국 압력이 높아졌고, 일본 국내에서도 개국파와 쇄국파의 대립이 심해졌습니다. 

결국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힘이 없었던 도쿠가와막부는 정권을 천황에게 넘겨주었고, 일본은 다시 천황을 중심으로 한 근대적 국가를 향해 발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한편으로 국내에 피할 수 없는 불행한 싸움(보신 전쟁)을 낳았고, 이로 인해 근대 국가 건설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싸운 이들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때 메이지 천황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업적을 후세에 전하고 그 영혼을 달래기 위해 도쿄 구단의 이곳에 신자를 세운 것입니다.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진 영령

 

야스쿠니 신사는 보신 전쟁, 사가의 난, 세이난 전쟁 등의 내전 때에 근대 일본의 출발점이 된 메이지 유신을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 이들을 비롯하여 요시다 쇼인, 사카모토 료마 등 메이지 유신의 선구자로서 역사적으로 유명한 막부 말기의 지사들과 청일전쟁, 러일전쟁, 제1차 세계대전,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제2차 세계대전) 등의 전쟁 때에 조국 수호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이들의 영혼을 모시고 있으며 모두 246만 6천여 명에 이릅니다.  

그중에는 군인뿐만 아니라 전장에서 구호를 위해 활약한 종군 간호사나 여학생, 군수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학생, 군속, 문관, 민간인들도 있습니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는 당시 일본인으로 싸우다 죽은 대만인과 한국인, 시베리아 체류 중에 사망한 군인, 군속, 태평양전쟁 종전 시 소위 전쟁범죄인으로서 처형된 이들의 영혼도 모시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종 다양한 사람들의 영혼을 신분, 공훈, 남녀의 구분 없이 모두 평등하게 기리는 것은, 야스쿠니 신사의 목적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영혼을 달래고 널리 알리는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즉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진 246만 6천여 영령의 한 가지 공통점은 '조국 수호를 위한 공무로 희생된 분들의 귀중한 영혼'이라는 것입니다.

 

야스쿠니 신사와 신도(神道)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죽은 이의 영혼이 이승에 그대로 남아 영원히 머물며 자손을 지켜준다고 믿어 왔고, 그러한 믿음은 아직도 죽은 이의 영혼을 신격화하여 제사 지내고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문화 전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일본의 가정에서 조상의 영혼을 '가신(家神)'으로 섬기고 있는 것은 일본인에게 이러한 전통적 사고가 신도 신앙과 함께 계승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죽은 이의 영혼은 가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나 국가공동체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나 국가 차원에서도 똑같이 수호신(신령)으로서 소중히 여겨 왔습니다. 

그런 뜻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이러한 일본의 고유한 정신문화의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조국 수호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의 신성한 영혼을 일본의 전통 신앙인 신도(神道)를 통해 위령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모여 감사와 경의를 표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따라서 야스쿠니 신사가 숭상하는 대상은 그분들의 신성한 영혼이며, 그저 전사자 개개인의 유체나 유골 등을 묻어 놓은 단순한 '무덤'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

 

외국인들은 자국에 있는 같은 시설과 비교해 봄으로써 야스쿠니 신사가 어떤 곳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야스쿠니 신사가 다른 어떤 나라의 전몰자 추모 시설과도 다른 점은, 조국 수호라는 공무 집행 중에 자신을 희생한 분들의 고귀한 영령이 모셔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오해를 낳는 요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죽은 이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하는 일본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야스쿠니 신사는 결코 별난 시설이 아닙니다.

아마도 자국의 문화적 전통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분명 어느 누구라도 그 차이를 이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국 일본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수많은 분들을 위령하고 국민이 한마음으로 감사와 경의를 올리기 위해 세운 야스쿠니 신사가 일본과 일본인에게 얼마나 소중한 시설 인가하는 것 또한 알 것입니다.

현재 종교나 사상, 신조, 국적과 관계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참배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사실에서도, 야스쿠니 신사가 조국 수호를 위해 희생된 전사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한 시설로서 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이 잘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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