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한지 12년이나 되었지만 단 한 번도 목욕을 시켜주지 못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할 수가 없었다는 게 맞다.
처음에 새끼 고양이 길동이와 살기 시작하면서 목욕 한번 시키려다 난리 법석을 피웠고 두 번째 새끼 고양이 길순이 데려와서 목욕시키려다 지랄발광(?) 당하고는 고양이 목욕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나랑 산지 6년 차인 길남이도 목욕은 상상도 못 한다.
길남이는 물소리만 나면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
그런데 길동이 길순이 길남이 3 녀석 모두에게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냄새에 민감한 나도 못 느낄 정도면 안 난다고 보는 게 맞을듯하다.
이 녀석들이 출입문이나 기둥을 잘 문지르는데 문지르는 곳은 까맣게 때가 끼어있다.
그러함에도 냄새가 전혀 안 나니까 신기하기도 하다.
3 녀석 모두 그루밍은 참 열심히도 한다.
그래도 냄새난다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 정도의 냄새도 싫어서 목욕을 시켜야 한다면 고양이의 스트레스가 심할듯하다.
털로 뒤덮인 동물을 목욕시키는 건 사람이 옷을 입은 채로 목욕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 싶다.
목욕하기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다고는 하지만 목욕하기 싫다는 고양이를 강제로 목욕시키는 것은 삼가야 할듯하다.
고양이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일 테니까.
그리고 목욕시킨다고 털이 덜 빠지는 것도 아니고 안 빠지는 것도 아니다.
고양이는 털 공장이라고 할 정도로 털이 많이 빠진다.
나는 1주일에 두 번씩 '쉐드 킬러'라는 브러시로 빗질을 해준다.
참고로 목욕시킬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 수집한 자료를 정리해본다.
고양이를 1마리 이상 키우는 사람은 고양이를 펫 샵에서 목욕을 시킨다던지 하는 건 삼가야 한다고 한다.
목욕을 하면 본래의 냄새가 없어져서 다른 고양이가 낯선 고양이로 오인해서 엄청나게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한번 싸움이 일어나면 당한 고양이는 반드시 앙갚음을 하게 되어 싸움이 계속 일어난다.
처음부터 싸움이 일어날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사용하는 샴푸는 pH의 차이로 고양이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고양이용 샴푸를 사용했으면 아주 잘 헹궈야 한다.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고양이 피부에 해로운 성분이 남아서 비듬이 생기거나 피부병이 생기는 부작용이 생긴다.
고양이가 놀라거나 긴장하면 발버둥 치는 고양이의 발톱에 손등이나 팔의 피부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을 수도 있다.
전체 목욕보다는 더러워진 부분만 젖은 수건으로 닦아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동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고양이와 동네 공원 산책 (0) | 2021.03.15 |
---|---|
사람 아기 같은 고양이 (0) | 2021.03.13 |
고양이가 핥는(lick) 이유 (0) | 2021.03.06 |
고양이가 대소변을 덮는 이유는? (0) | 2021.03.03 |
길고양이 밥통의 짝짓기 (0) | 2021.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