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길고양이 밥통의 짝짓기

2021. 2. 2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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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짧고(Bobtail) 통통해서 밥통이라고 부르는 암컷 길고양이가 짝짓기를 했다.

2월 1일 날 TNR 신청을 해놨는데 2월 19일 짝짓기 하는 것을 보게 됐다.

치즈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TNR신청이 무의미 해진 것이다.

임신한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에서 제외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중성화라는 게 암컷일 경우에는 자궁을 들어내는 건데 새끼가 있고 없고 무슨 차이일까?

중성화 자체가 고양이의 의견을 듣고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편의에 의해서 강제로 하는 건데 임신했다고 중성화 안 한다는 건 위선적으로 보인다.

치즈(노란색)와 밥통

밥통은 2020년 3~4월경 길에서 태어나서 혼자만 살아남은 녀석이다.

여름부터 겨울을 넘길 동안 치즈와 함께 지내온 녀석이다.

치즈는 사람과 같이 살다가 버려진 중성화된 수컷 고양이다.

밥통과 짝짓기 한  녀석은 턱시도라고 부르는 등은 검은색이고 배는 하얀색인 수컷 길고양이다. 

턱시도 - 야간이라 카메라 조명에 눈에서 광채가 난다

턱시도는 또 다른 수컷 길고양이 고등어라고 부르는 녀석만 나타나면 도망가는 녀석이다.

고등어가 며칠 안보일 동안 턱시도가 밥통을 졸졸 따라다니더니 짝짓기를 했다.

고등어

밥통이나 턱시도는 짝짓기를 해서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바라보는 나는 새끼 고양이들이 태어나서 돌아다니다가 모조리 죽어나가는 꼴을 봐야 하니 별로 기분이 안 좋다.

길고양이 새끼들은 생존율은 10~20% 정도라고 한다. 

10마리가 태어나면 1~2마리만 살아남는다고 한다.

고양이의 임신 기간이 60일 남짓이고 2월 19일 날 짝짓기를 했으니 4월 하순쯤에는 새끼가 태어날듯하다.

지난 혹독한 겨울 동안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치즈와 밥통이 둘이서 꼭 붙어서  겨울을 지내더니 날씨가 풀리자마자 짝짓기라니...

치즈와 밥통

중성화되어서 몸과 마음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치즈 녀석 속으로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을듯하다.

2020년 늦여름부터 겨울을 넘기는 동안 밤과 낮을 하루 종일 매일 붙어서 장난도 치고 같이 먹고 같이 자면서 지내다가 어느 날 눈앞에서 다른 녀석과 짝짓기를 하다니 기분이 어땠을까?

턱시도와 치즈

밥통이 짝짓기를 하더니 사료터에 잘 보이지 않는다.

늦은 밤에만 슬그머니 나타나서 치즈 곁에 와서 잠자고 가는 거 같다.

임신이 안되었으면 좋겠다.

3월 이후부터 중성화 수술 시작한다고 하니 임신이 안되기를 바랄 뿐이다.

사람을 중성화하면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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