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가 집에 온 지 2주가 넘었다.
2주 동안 빼빼로를 지켜보니
1.
문을 열어두면 바깥을 기웃거리면서 호기심은 가지지만 나가지는 않는다
2.
길동이와 길남이가 슬슬 장난을 걸고 빼빼로도 장난을 받아준다.
3.
빼빼로가 처음 왔을 때 길동이 길남이가 조금 거칠게 대해도 별 반응하지 않는 매우 순한 성격이다.
4.
털 빗질을 몇 번 했는데 처음에는 거부감이 심해서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은 빗질을 조금씩 한다.
5.
귀를 닦아 보려고 하니 거부감이 굉장하다.
귓속에 시커면 이물질이 가득하다.
길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양이들은 귀진드기에 감염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빼빼로의 귀를 보니 전에 키우던 사람이 귀 관리를 전혀 안 해준 거 같다.
6.
이빨에 치약을 발라주는 건 처음에는 거부하더니 이제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7.
똥도 잘 싸고 오줌도 잘 싸고 잘 먹고 매우 건강하다.
8.
열흘 가까이 엄청나게 먹어 대더니 2주가 되어가니까 먹는 양이 조금씩 줄어든다.
길고양이들은 먹지 못하고 굶주릴 때를 대비하여 본능적으로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둔다는 게 사실이라는 걸 알았다.
9.
내가 움직이면 슬슬 피한다.
2년 3개월 동안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나만 보면 따라오던 빼빼로였는데 왜 저러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바깥에서 보는 것과 방에서 아주 가까이 밝은 곳에서 보는 게 달라서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빼빼로와 2주 동안 살아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개나 고양이를 집안에 들여서 키우려면 개나 고양이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해야 할 부분도 있고 개나 고양이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부분도 있다.
지금의 생활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희생하지 않고 개나 고양이를 집안에 들여서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욕심이고 사치다.
저렇게 순하고 조심스러운 빼빼로를 길거리에 버리고 간 그 남자 그 여자는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빼빼로 저 녀석이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지고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을걸 생각하니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는 우아하고 조용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2) | 2021.12.03 |
---|---|
집고양이 : 길동이가 이상해졌다 ㅎㅎ (0) | 2021.11.29 |
길고양이 감자가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0) | 2021.11.24 |
혼자 남겨진 길고양이 감자 (0) | 2021.11.22 |
길고양이 치즈 2 (2) | 2021.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