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고양이는 우아하고 조용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2021. 12. 3. 22:35
반응형

세 녀석의 고양이가 나와 살았고 살고 있지만 길동이에 대해서만 쓰려고 한다.

길순이는 유방암으로 죽었고 길남이는 장애 고양이라서 일반적인 이야기와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거 같아서 길동이에 대해서만 쓸려고 한다.

 


 

사람들은 고양이는 새침하거나 우아하거나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매우 틀린 소문이고 유언비어에 불과하다.

고양이는 새침하지도 않고 우아하지도 않고 조용하지도 않다.

그냥 그렇게 생겨서 사람 눈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아마도 고양이가 생각하는 고양이는 절대로 사람과 같지 않을 것이다.

나와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들이 이 세상 모든 고양이의 표준은 아니겠지만 별로 다르지도 않을듯하다.

 

이름이 왜 길동이냐면 길고양이라서 길동이가 아니고 길동이를 처음 집에 데려 왔을 때 조그만 녀석이 날래고 재빠른 행동을 보니 책에서 읽었던 홍길동이 생각났고 그래서 길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홍길동이 정말 날래고 재빨랐는지는 모른다.

 

집에 온지 5일째 되는 날의 길동이 - 2010년 8월 19일

 

길동이는 똥이나 오줌을 싸고 나면 우다닥 하면서 방안을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혼자 조용히 우아하게 앉아 있다가 갑자기 미친 듯이 우다닥 뛰어다니기도 한다.

혼자 조용히 있다가 지금은 없지만 길순이에게 다가가서 발로 툭툭치고 깨물면서 장난을 건다.

길순이가 싫어서 피하면 따라가면서 장난친다.

간혹 길순이가 같이 장난치면서 받아 줄 때도 있었다.

 

여기저기 발톱으로 할퀼 게 있으면 마구마구 할퀴어서 누더기로 만들어 버린다.

예전에 소파를 할퀴어서 누더기로 만들어서 버린 적이 있다.

가죽 소파가 편하고 좋았는데 많이 아까웠다.

 

자기 몸 여기저기를 마구마구 긁어서 털을 여기저기 뿌려 놓는다.

고양이는 털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털을 뿜어 낸다.

고양이 털에 거부감이 있으면 고양이와 살 수 없을 것이다. 

고양이 털과 친해져야 한다.

 

가끔가다가 방안 여기저기에 구토를 해버린다.

고양이는 그루밍하면서 삼킨 털을 구토로 배출시킨다고 한다.

휴지가 많이 필요하다.

 

길동이는 베란다에 있는 고양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고 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오줌도 싸고 똥도 싼다.

자기가 사람인 줄 아는 거 같다.

고양이 오줌은  지독한 냄새가 나는데 그 지독한 오줌을 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싸버리니 냄새가 실내에 진동을 한다. 

오줌을 싸면 즉시 수돗물로 씻어 내야 하며 씻어 내도 지독한 냄새가 남아서 오래간다.

그럴 때는 락스를 뿌려서 냄새를 없앨 때도 있다.

 

책이 궁금한 길동이 - 2017년 7월 10일

 

길동이는 내가 앉는 의자에 앉기를 좋아한다.

내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엉덩이 뒤에 비집고 들어와서 앉아서 움직임을 불편하게 만든다.

 

길동이는 내 무릎에 올라와서 잘 잔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내 무릎에 올라오기 위하여 바로 옆에서 울어 댄다.

무릎에 올려주지 않으면 올려줄 때까지 울어댄다.

 

어떤 땐 조용하게 무릎에 뛰어올라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무릎에서 잔다.

 

고양이 침대에서 자다가 일어나서 나에게 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징징거린다.

쓰다듬어 주거나 만져주면 다시 또 고양이 침대로 가서 잔다.

사람 아기들이 보채는 것과 비슷하다. 

 

2020년 3월 26일

 

하루에 3번 정도 바깥으로 나가자고 문 앞에서 야옹거리면서 조른다.

옥상으로 올라가서 콧구멍에 바람을 넣어줘야 조용해진다.

이렇게 잠시 외출하는 건 오래되지 않았다.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고양이는 이렇게 하면 도망가서 숨어 버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아파트는 입구가 모두 비슷해서 문을 나서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난 보통 12시 넘어야 잠자리에 드는데 불을 끄고 잠이 들 때쯤이면 난데없이 큰소리로 울어대기도 하고 가끔 새벽에 울어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조용해~라고 약간 큰소리를 지르면 조용해진다.

이래저래 잠을 설치게 만들 때가 가끔 있다.

 

홀수 날에 고양이 치약을 이빨에 발라주고 일주일에 두 번 귀를 닦아주고 빗질을 해주는데 도망갈 때가 가끔 있지만 이런 건 별것도 아니다.

 

길동이의 생활에 대해서 적어 보았다.

고양이는 결코 우아하지도 않고 조용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

 

길동이는 외롭거나 우울하거나 기쁠 때 늘 같이 있어주는 가족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