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쯤에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들이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창문으로 내다보니 바로 집 앞에 주차된 차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 차량 문은 모두 열려있었으며 운전석에는 여자가 뒤로 머리를 기대고 잠자듯이 늘어져 있었다.
지나가던 부부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차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차량 문을 모두 열어 놓고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매우 큰 소리로 말하면서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고 내용으로 보아 경찰에 신고하는 듯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운전석에 있던 여자를 끌어내서 도로 바닥에 눕혔는데 경련을 하고 있었고 의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연기에서 나는 냄새가 일반적인 연기 냄새가 아니라 유독가스같이 메캐하게 느껴졌다.
곧이어 경찰차들이 도착하고 경찰들도 왔고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119 구급대에서 몰려와서 여자에게 구급처치를 하고 호흡기를 입에 씌우기도 했다.
호흡기를 쓰고도 경련은 계속하고 있었다.
여자는 들것에 실려가고 경찰들이 차를 샅샅이 수색하고 사진도 찍고는 노란띠를 차에 둘러놓고 모두 떠났다.
오후 늦게 노란 띠는 치워졌고 다음날 오전에는 자살을 시도한 여자의 엄마와 남동생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와서 차를 정리하더니 끌고 같다.
차가 떠난 자리에는 차에서 꺼내서 버린 타다만 번개탄이 널려 있었다.
여자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길은 없다.
자살 소동을 보면서 얼핏 든 생각은
저 여자는 왜 죽으려고 했으며 저렇게 다시 살아나는 게 다행인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살아나더라도 일산화탄소 중독 후유증을 겪을 거 같고 여자가 죽으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든 그 상황은 별로 변할 거 같지도 않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여자는 다시 살아나서 자신이 느끼기에는 지금보다 더 지옥 같은 인생을 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말이야.
저렇게 도로에 차를 세워 놓고 번개탄을 피우면 연기가 나서 금방 사람들이 몰려올 거라는 생각을 못했을까?
사람들이 자신을 구해줄 것을 알고 자신의 삶이 힘들다는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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