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나와 같이 살기 시작한 지 1년 하고도 2개월이나 지났다.
2021년 9월 25일 길에서 태어난 행복이는 2022년 1월 중순까지는 어미고양이 삼색이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자랐으며 그때까지 살아남은 새끼고양이는 행복이를 비롯하여 2마리였다.
2022년 1월 중순을 지나면서 어미고양이 삼색이가 또다시 임신하자 행복이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오면 하악거리고 따라가면 하악거리고 도망가버리기 시작했다.
그 무렵 행복이는 추운 날씨에 감기에 걸려서 눈물과 콧물을 흘리고 눈과 코에서 고름 같은 것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어미고양이 삼색이가 나타나면 울면서 따라가려 했지만 삼색이는 하악거리면서 도망가버렸고 삼색이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을 것처럼 마르고 움직이지도 않기 시작했다.
곧 죽을 거 같아서 집으로 데려왔다.
행복하게 살라고 '행복이'라고 부르면서 안약을 넣어주고 고양이용 항생제를 며칠 먹였더니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가끔 빗질을 해주고 귀를 닦아주고 이빨에 치약을 발라주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그럭저럭 해주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도망가기 시작했는데 눈치만 보이면 도망가서 지금은 빗질도 못해주고 치약도 못 발라주고 귀도 못 닦아준다.
간식 줄 때는 꼬리를 나의 다리에 스치면서 친한척하지만 평소에는 내가 다가가면 잽싸게 도망가버린다.
고함을 치거나 때리거나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도 나만 보면 도망간다.
아프거나 다치면 약도 발라주고 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아마도 강제로 잡아서 빗질해 주고 치약 발라주고 귀를 닦아준 것이 나를 두렵게 생각한 동기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시간이 흐르면 가까워 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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