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시절 집사와 동거하기 시작한 길동이가 2개월 될 무렵에 집사가 낮에 회사에 출근하고 나면 길동이가 심심해할까 봐서 합사니 뭐니 이런 생각은 전혀 없이 길순이를 데려왔다.
길동이는 2개월이 되니까 훌쩍 커버리고 길순이는 꼬맹이였다.
길동이는 신기한 듯 이리저리 냄새도 맡아보고 건드려도 보고 그러더니 같이 붙어서 잠도 자면서 시간이 흘렀다.
하악거리거나 싸운다거나 이런 게 전혀 없었다.
그렇게 길동이와 길순이가 오손도손 같이 살기 시작한 지 5년 4개월이 넘어가던 2016년 2월 9일 설날 다음날 길남이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뒷다리가 퉁퉁 부은 채로 발견되어 집에 데려와서 별도로 격리할 장소를 만들어서 병원 치료를 시작했다.
길남이는 뒷다리 절단 수술과 중성화 수술을 마친 다음에 붕대를 감고 넥 카라를 한상태로 집에 데려와서 격리된 곳에서 지내게 되었다.
길동이 길순이와 네트망을 사이에 두고 얼굴은 마주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때까지도 길동이나 길순이는 별다른 반응 없이 길남이와 코를 마주대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그렇게 한달 가까이 네트망을 사이에 두고 격리된 생활을 하다가 길남이의 붕대도 풀고 넥 카라도 풀고 나서부터는 네트망을 사이에 두고 길동이가 하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네트망에 달려들어 네트망을 할퀴기도 했다.
그렇게 또 2주일쯤 흐르니까 하악질도 하지 않고 할퀴는 것도 하지 않아서 이젠 괜찮을 거 같아서 네트망을 치우고 본격적으로 같이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1주일정도 아무 일 없다가 갑자기 길동이가 길남이를 공격했다.
점점 더 싸움의 간격이 짧아지고 싸움은 극렬해져 갔다.
이상한 것은 싸움의 시작은 길동이가 길남이를 공격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길남이는 숨어버리고 길동이가 길순이를 공격하는 싸움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길순이는 도망가다가 오줌도 싸고 했다.
길동이는 길순이를 공격하다가 발바닥이 찢어져서 피를 흘리기도 했다.
동물병원에 가서 상담해봐도 별 뾰쪽한 방법이 없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건 길동이가 길남이를 공격하다가 길남이가 도망가버리면 길순이를 공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렇게 날마다 잔인한 싸움과 불안함 속에서 시간은 흘러 무더운 여름이 되었다.
이제 문을 열어 놓고 사는 한여름인데도 싸움은 여전했다.
이웃들 보기도 민망했다.
어디선가 중성화를 하면 성격이 변해서 싸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글을 본 게 생각이 나서 중성화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망설이던 중성화를 싸우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 하나로 그날로 바로 동물병원에 가서 수술했다.
그때가 2016년 7월이었다.
동물병원에서 중성후 수술 후에 넥 카라를 하지 않고 붕대를 감아줬다.
수술 부위는 실로 꿰매지 않고 수술용 접착제로 붙여서 시간이 흐르면 흡수되어 없어진다고 했다.
그렇게 집에 데려왔는데 또다시 길남이를 보자 하악거렸다.
그런데 그 순간 길순이가 달려와서 길동이를 부딪치고 길동이는 길순이의 몸에 밀려서 나뒹구러 졌다.
그 이후로는 길동이가 단 한 번도 길남이를 공격하지 않았다.
중성화를 잘했다는 생각에 길순이도 다음 해 2017년 3월에 중성화를 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길남매에게 평화가 왔다.
싸움도 하지 않고 발정도 하지 않아 그야말로 천국 같았다.
정말 중성화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길동이와 길남이가 장난도 잘 치고 길동이가 나 잡아봐라 하는 식으로 도망가면 길남이가 잡으러 가는 장난도 잘 친다.
가끔 길순이와 길남이도 장난친다.
고양이 합사란 ?
따로 살던 고양이들이 같이 사는 것을 합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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