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는 2021년 11월 11일 같이 살기 시작했다.
내가 살던 청주 복대동 집 앞에서 길고양이로 지내던 고양이였다.
처음 만난 건 2015년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녁 무렵에 고양이 사료와 물을 가지고 공원 입구 근처에 갔더니 어디서 야옹하면서 빼빼로가 나타난 것이다.
사료와 물을 주니 허겁지겁 먹었다.
그때부터 사료터에 살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료와 물을 먹었다.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 보니 사람과 함께 살다가 버려진 거 같았다.
오고 가는 사람들도 빼빼로에게 잘해주었다.
특히 여학생들이 사료와 츄르 같은 고양이 간식을 가져와서 빼빼로를 많이 챙겨주었다.
빼빼로를 위하여 종이박스로 집도 만들어 주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했다.
그렇게 6년 여가 지나고 2021년 10월 들어서 빼빼로가 보이지 않는 날이 가끔 있었다.
어디 갔거니 하면서 사료와 물을 두던 그곳에 챙겨 놨었다.
며칠에 한 번씩 나타나서 사료와 물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사라지곤 했다.
2021년 11월 10일 어둑어둑 해질 저녁에 며칠째 안 보여서 동네를 돌면서 찾아보았다.
그렇게 둘러보던 중 근처 편의점 앞의 나무 벤치 부근에서 빼빼로가 절뚝이면서 나타났다.
부르니 달려오는데 절뚝거리는 거 보니까 많이 아픈 거 같았다.
준비해 간 간식을 먹이고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별로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다음날 11월 11일 저녁에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에는 길동이와 길남이가 있어서 임시로 철망으로 칸막이를 만들어서 격리했다.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합사해도 될 것 같아서 철망을 치워 버렸더니 길동이와는 대면대면하고 길남이와는 서로 냄새도 맡아보고 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같이 살기 시작한 게 벌써 5년째다.
빼빼로에게는 보는 사람마다 불러주는 이름이 많았지만 "빼빼로데이"에 집에 데리고 와서 빼빼로라고 부른다.
2022년 12월에는 10년 가까이 살던 청주 복대동을 떠나 경남 양산으로 이사했다.
당연히 빼빼로도 같이 이사했다.
절뚝거리던 다리는 집에 데리고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 나았고 꾀죄죄해 보이던 얼굴도 깨끗해지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빼빼로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외모와 움직이는 행동으로 보아서 10년 이상은 된 거 같다.
성격은 매우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다.
본래 성격이 소심한 건지 길거리 생활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공격받고 시달리다 보니 소심하게 변한 건지는 모르겠다.
고양이가 길거리에서 생활하면 잘 대해주는 사람도 많지만 거칠게 대하고 위험하게 대하면서 학대하는 잔인한 사람들이 많다.
고양이도 수컷과 암컷의 성격이 다르고 행동이 사람과 비슷한 거 같다.
빼빼로는 중성화 수술은 한 거 같은데 가끔 행복이의 목 뒷덜미를 물고 마운팅을 할 때가 있다.
마운팅 자세도 매우 어설프고 제대로 된 마운팅 자세도 아니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마운팅을 하다가 그만둔다.
수의사에게 물어보니 중성화 수술을 해도 마운팅을 하는 수컷이 있다고 한다.
아직도 빼빼로는 내가 다가가면 긴장하면서 피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처음에 비하면 많이 가까워졌다.
가끔 눈에 눈곱이 잘 낀다.
그럴 때마다 안약을 제대로 발라주고 싶지만 나만 보면 도망가니 어쩔 수 없이 고양이 집안에 들어갔을 때 강제로 눈에 안약을 발라준다.
그렇게라도 안약을 발라주면 눈곱이 사라지고 눈이 편하게 보인다.
앞으로는 빼빼로와 집사인 내가 더 가까워져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편안한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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