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아파트 15층 꼭대기층에 살고 있다.
집사는 저녁에 출근하여 새벽에 퇴근하여 집에 온다.
출근할 때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님들이 답답해 보여서 콧구멍에 바람을 쐴 수 있도록 잠시 아파트 복도에 나올 수 있게 해 준다.
그동안 1년 가까이 그렇게 해왔는데 며칠 전에 행복이 녀석이 갑자기 14층으로 도망을 가버렸다.
9층까지 도망가고 잡으러 갔지만 잡을 수 없을 거 같아서 포기하고 출근했다.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지라는 생각만 하면서...
새벽에 퇴근해서 1층부터 계단과 아파트 복도를 뒤지면서 10층까지 올라가니 문뒤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
케이지와 고양이캔사료를 들고 와서 근처에 두고 행복이를 건드리니 10층에서 8층까지 오르락내리락 도망가고 따라가기를 몇 번 하니까 케이지 속으로 숨어서 엎드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나 기뻤다.
집으로 와서 현관에 내려놓으니 길동이 길남이 빼빼로가 몰려와서 케이지속에 웅크리고 있는 행복이를 들여다본다.
잠시 그렇게 가만있던 행복이가 갑자기 큰소리로 울기 시작하더니 케이지 밖으로 나와서 구석으로 가서 숨었다.
잠시 후부터 사료도 먹고 물도 먹고 오줌도 싸고 평소처럼 돌아갔다.
그렇게 탈출 사건은 별 탈 없이 끝났지만 행복이의 태도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집사만 보면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후다닥 도망 다니던 행복이가 후다닥 도망가는 게 아니라 슬그머니 피한다.
또 한 가지는 현관문을 열면 현관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베란다로 가버린다.
집사의 출근 때도 다른 녀석들은 아파트 복도에 나오는데 행복이는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 탈출해서 하룻밤을 바깥에서 보내더니 바깥이 무서운 세상이라는 것을 조금 느낀듯하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고 아무쪼록 사는 동안 끝까지 별 탈 없이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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