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이 시작될 무렵 쌀쌀한 날씨에 걸음걸이도 불완전한 길고양이 새끼 두 마리를 처음 보았다.
너무 어려서 그런지 날씨는 추운데 걸음걸이도 불완전한 새끼냥 두 마리가 쓰레기 봉지를 제대로 물어뜯지도 못하고 발톱으로 문지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추운 날씨에 너무 어려서 비틀거리며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봤지만 그냥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랬던 새끼냥들이 며칠 후 사료터에 나타나서 열심히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추위 속에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서 먹었다.
그렇게 추위 속에서도 사료터를 열심히 찾아와서 사료를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항상 둘이 붙여 다녔다.
걸음걸이도 완전하지 않으면서 쓰레기봉투를 뒤적이던 그때로부터 2개월쯤 지났을 무렵 꽤 큰 모습으로 해질 무렵 둘이 몸을 의지하면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
낮이나 밤이나 둘이 붙어 다니면서 놀았다.
봄이 깊어가고 여름이 다가올 무렵 추운 겨울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이렇게 둘이 붙어 다니더니 어느 날부터 한 녀석이 안보이기 시작했다.
또다시 찾아온 겨울에 혼자가 된 그때 그 새끼냥은 공원 중턱에 외롭게 혼자 앉아 있다.
같이 다니던 한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자기가 살던 영역을 떠나지 않으며 영역싸움에서 밀려나면 살아가기가 힘들다는데.
이 녀석은 2020년 봄까지 사료터를 혼자 찾아왔다.
새로 나타난 고양이들과 싸우면서도 사료터를 떠나지 않더니 어느 날 초점 잃은 눈동자를 보고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길에서 태어나서 길에서 살다 떠난 그 새끼냥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쉽게도 저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다.
이제부터는 사진을 많이 찍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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