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1살 2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며 초등학교를 들어갈 때쯤이면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
야생에서 살아야 할 고양이를 집안에 가둬 놓고 키운다는 것은 고양이가 야생에서 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그 역할은 집사가 고스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고양이 탓이 아니며 순전히 집사의 선택이므로 집사가 해야 할 일이다.
고양이가 야생에서 산다면 대변이나 소변을 본 후에 스스로가 흙을 덮어 뒤처리를 한다.
그것이 야생의 생활 방식이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야생에서 산다면 털 공장이라는 고양이의 털이 빠져도 곤란한 일이 없다.
그러나 집안에 갇혀 사는 고양이의 털이 빠지면 가족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집사가 일일이 치워야 한다.
고양이 수명이 20년이라면 집사가 20년 동안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 한다.
과연 당신은 20년 동안 똑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겠는가?
1. 대변
고양이 한 마리가 하루에 한 번 이상 똥을 싼다.
그 똥은 집사가 치워야 된다.
똥냄새는 당연한 것이다.
설사를 잘하는 고양이라던지 상태가 안 좋으면 하루에 10번 이상 똥을 찔끔거린다.
길동이와 길남이는 하루에 1번 대변이 기본이고 가끔 2번 쌀 때도 있다.
반면에 길순이는 상태가 좋으면 5번 정도 대변을 찔끔거리고
상태가 안 좋으면 10번 정도 찔끔거린다.
집사가 똥을 치우고 화장실 모래를 갈아주어야 한다.
2. 소변
고양이 한 마리가 하루에 서너 번은 소변을 본다.
고양이 소변 냄새는 진짜 지독하다.
소변을 볼 때마다 즉시 집사가 치우지 않으면 집안에 엄청난 냄새가 진동한다.
3. 치아
사람이 상업적으로 만든 사료나 고양이용 통조림에는 온갖 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첨가물들은 이빨에 달라붙어 치아를 불결하게 하고 치석이 생기게 하고 충치를 발생시킨다.
매일 고양이용 치약을 사용하여 이빨을 닦아주거나 이빨에 발라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양이는 치석이나 충치로 고통받으면서 살게 된다.
집사에게 완전히 몸을 맡기는 인형 같은 고양이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이빨을 닦거나 치약 바르는 것을 싫어하면서 도망간다.
도망가면 체포(?)하여 이빨을 닦거나 치약을 발라주어야 한다.
고양이나 집사나 이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4. 귀 청소
고양이 귀를 1주일에 2번 정도는 귀 세정제를 이용하여 닦아주어야 하는 것 외에 귀를 긁으면 수시로 닦아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귀 닦는 것도 엄청나게 싫어한다.
도망가면 체포하여 닦아주어야 한다.
귀진드기라도 생기면 매일 귀를 닦아 주어야 한다.
5. 빗질
고양이는 털 공장이라고 할 정도로 털이 많이 빠진다.
매일 빗질을 해주어야 한다.
빗질도 고양이들은 매우 싫어한다.
도망가면 체포하여 빗질해야 한다.
6. 고양이 화장실 관리
고양이가 대변이나 소변을 보고 나오면 화장실 근처는 모래나 펠릿 가루가 흩어진다.
이렇게 모래나 펠릿이 흩어지는 것을 사막화라고 하는데 바닥에 흩어진 모래나 펠릿을 수시로 쓸어내고 치워주어야 한다.
또한 수시로 화장실의 모래나 펠릿을 교체해주거나 보충해주어야 한다.
7. 고양이 눈 관리
고양이 눈에 눈곱은 없는지 눈물은 흘리지 않는지 관찰하여야 한다.
눈곱이 많이 끼면 눈 세정제로 닦아주고 감기에 걸렸는지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확인해야 한다.
8. 고양이 몸 외부 상태
몸에 혹 같은 건 없는지 가끔 쓰다듬어 보아야 한다.
털에 가려져 있으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쓰다듬어 보는 방법밖에 없다.
집사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 고양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집사의 손길을 불편해하면 이것도 쉽지가 않다.
길동이와 길남이는 집사의 손길을 좋아하지만 길순이는 몸을 쓰다듬는 집사의 손길을 싫어한다.
강제로 잡아서 쓰다듬어 보아야 하는데 요리조리 빠져나가려고 해서 그것도 쉽지가 않다.
9. 고양이 털
빗질하고 씻긴다고 고양이 털이 안 빠지는 건 아니다.
여기저기에 고양이 털이 엄청나게 날린다.
여름에 더워도 털이 날려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맘대로 켤 수도 없다.
에어컨을 켜려면 창문과 방문을 닫아야 하는데 창문이나 문을 꽁꽁 닫으면 여름이라 고양이 똥오줌 냄새가 더 심하다.
한여름에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가동하는데 털이 둥둥 떠 다닌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면 좀 낫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
고양이 털과 친해지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엄청 쌓일 것이다.
방바닥이나 거실 바닥은 수시로 진공청소기로 청소해야 한다.
물걸레로 닦으면 바닥에 털이 엉켜 붙는다.
10. 고양이 소리
고양이들은 밤에 한숨 자고 일어나면 집사의 소리나 손길이 그리운지 만져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만져주면 다시 자러 간다.
자다가 일어나서 고양이를 만져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나처럼 3마리나 키우면 3 녀석이 돌아가면서 만져달라고 소리 지르면 스트레스받아서 돌아버리기 직전이다.
11. 외출
길남이는 외출하자고 조른다.
길남이의 성화에 가끔 데리고 옥상으로 나갔는데 길동이가 따라다니다가 요즘은 길동이가 먼저 나가자고 조른다.
옥상에 올라가는 것이 외출의 전부이지만 호시탐탐 외부로 탈출할 기회를 엿본다.
고양이는 1미터 이상의 담장도 가볍게 뛰어오른다.
고양이는 두려움을 느끼면 집사에게 의지하는 게 아니라 구석진 곳으로 숨어버리는 특성이 있어서 산책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고양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건 길고양이를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2. 고양이 용품
고양이 집, 고양이 방석, 스크래쳐는 고양이가 나이 들어도 사용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만,
장난감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호기심도 줄어들고 장난감을 봐도 시큰둥해진다.
장난감은 집사가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고양이 용품 비용도 만만치 않고 특히 고양이 방석은 수시로 세탁해주어야 한다.
가끔 길거리에 버려진 캣타워 같은 거 보면 꼬질꼬질하게 더럽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캣타워와 함께 고양이도 버렸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13. 고양이 식량
고양이가 먹는 고양이 사료, 고양이 간식 등의 구입비도 만만치 않다.
좋은 사료를 먹이는 게 고양이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양이 사료나 간식의 가격 차이는 엄청나다.
20Kg에 3만 원도 안 하는 사료도 있고
20Kg에 30만 원이 넘어가는 사료도 있다.
가능하다면 좀 더 좋은 사료를 먹이는 게 고양이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사료의 품질에 따라서 고양이의 털 빠짐이 심해지거나 덜하거나 고양이 변 냄새가 지독해지거나 냄새가 덜 나기도 한다.
물론 비싼 사료라고 100% 다 좋은 건 아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저질 사료를 좋은 사료라고 사기 치는 사료도 많다.
불량 원재료로 만들어서 기호성만 높이는 온갖 첨가물을 집어넣으면 맛은 좋아도 고양이 몸에는 해로울게 뻔할 것이다.
나는 사료를 고를 때 사료를 만든 회사의 전통과 역사를 중요하게 본다.
요즘 국산 사료 중에 듣도 보도 못한 사료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
선택을 잘해야 고양이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듯하다.
14. 고양이 병원비
고양이도 사람과 같은 동물이라 살다 보면 병이 들어 아프게 된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도 늘어나고 있어서 고양이도 나이가 들어가면 늙어서 찾아오는 병도 많다.
고양이 병원비는 의료보험이라는 게 없다.
고양이 병원비는 비싸다.
동물병원마다 들쑥날쑥이고 비싸다고 수의사가 잘 치료한다는 보장도 없다.
고양이가 병들거나 다치면 치료비 엄청나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끝으로
여러 가지 나열해 보았지만 이 외에도 수많은 일들이 생겨난다.
고양이도 사람과 똑같은 동물이기 때문이다.
고양이 수명이 20년이라면 고양이를 처음 기르기 시작할 때 했던 일을 20년 동안 해야 한다.
고양이를 기르면서 집사의 주거 환경이 나빠질 수도 있고 집사의 경제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고 집사의 건강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다.
물론 집사에게 좋은 변화가 생긴다면 고양이에게도 좋은 변화가 생기겠지만 집사에게 나쁜 변화가 생긴다면 고양이에게도 나쁜 변화가 생길 것이다.
고양이는 장난감이 아니다.
싫증 난다고 버리고
병 걸렸다고 버리고
털 날린다고 버리고
시끄럽다고 버리고
집사의 환경이 나빠졌다고 버릴 거면 고양이를 기를 생각을 말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고양이를 버리지 않을 책임감이 없다면 고양이를 기르지 말아야 한다.
명심하자
고양이도 좋아할 줄도 알고 싫어할 줄도 알고 편한 것도 알고 무서움도 알고 즐거움도 알고 슬픔도 아는
사람과 똑같은 동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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